작품 정보
장르: 코미디, 드라마
국가: 프랑스, 영국, 벨기에
감독: 아만도 이아누치
출연: 스티브 부세미, 사이몬 러셀 빌, 제프리 탬버, 마이클 폴린, 제이슨 아이삭스
스트리밍: 극장 개봉
공개: 2019.04.18
상영 시간: 107분
등급: 15세
무너진 독재자
1953년 모스크바의 한 음악회에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고 스튜디오에 있던 음향 감독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음향 감독은 긴장한 표정으로 초조하게 시간을 체크했고 부탁한 사람은 다름 아닌 스탈린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연은 녹음되지 않았고 당황한 그는 나가려는 사람들을 붙잡고 방금 전에 연주한 협주곡을 다시 연주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때 피아니스트 유디나가 목숨이 걸렸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공연을 거부했는데 그 이유는 아버지와 오빠 온 가족이 숙청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음향 감독은 돈으로 겨우 유디나를 설득하지만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이번엔 긴장했던 지휘자가 쓰러져 버렸습니다. 시간은 없고 지휘자는 쓰러지고 최악의 상황 속 결국 다른 자휘자를 급하게 구하여 겨우겨우 녹음을 마쳤습니다.
음향 감독은 군인에게 레코드판을 전달하는데 유디나는 스탈린에게 전할 말이 있다며 쪽지도 함께 넣어 줬습니다.
NKVD 비밀경찰 총수 라브렌티 베리야는 스탈린에게 숙청 리스트를 보여 준 후 군인에게 넘겼으며 그는 숙청작업을 가장 선두에서 지휘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유능한 의사, 장교, 수많은 지식인과 예술인들이 그에 손에 죽어나갔으며 이런 와중에 스탈린의 꼭두각시 간부들은 스탈린을 웃길 광대짓에 골몰했습니다. 말렌코프는 숙청당한 폴니코프를 찾는 눈치 없는 말을 했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해졌습니다. 그들 또한 언제 숙청당할지 모르는 파리 목숨 같은 처지였고 같이 술 먹고 즐기던 동료도 다음날 숙청대상이 되어있는 살벌한 세상이었습니다. 간부들이 떠나고 녹음된 음반이 스탈린에게 도착했습니다. 레코드판이 담겨있던 봉투에서 떨어진 쪽지를 발견했고 스탈린은 마리아 유디나의 저주의 쪽지를 읽곤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쓰러졌습니다. 위중한 그에게 가장 먼저 도착한 베리야는 유디나의 쪽지를 챙기고 이후 간부들이 한 명씩 도착했습니다. 겉으론 슬퍼하는척하지만 각자의 머릿속은 바쁘게 돌아갔고 양복에 행여나 스탈린의 오줌이 묻을까 걱정하며 우스꽝스럽게 스탈린을 옮겼습니다. 능력 있는 의사들을 모조리 숙청해 버려서 정작 스탈린을 치료할 의사가 없는 웃긴 상황이었고 이 와중에도 본인들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데 급급했습니다. 베리야는 스탈린에 이어 권력자가 될 야심을 꿈꾸었고 다른 간부들 역시 가만있을 위인들이 아니었는데 새로운 권력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한편 군인들은 의사를 구하러 나섰고 결국 은퇴한 지 6년이나 지난 의사를 끌고 차에 태웠는데 이미 학생처럼 보이는 의대생까지 마구잡이로 잡아 데리고 갔습니다. 스탈린이 회복불능이라는 걸 알게 된 간부들은 마음이 급해졌고 이 중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베리야는 군대를 대신하여 그의 조직인 NKVD로 모스크바를 봉쇄하게 하였고 스탈린은 결국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그의 장례식을 위해 시신을 모스크바로 옮겼습니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길도 간부들은 서로 자기가 먼저 가겠다고 아우성쳤고 운구 차량을 보내고 나서야 뒤쫓아 갔습니다. 간부들이 떠난 뒤에 군인들이 도착했고 이들은 스탈린의 모든 흔적들을 지우고 스탈린의 대역을 했던 이들도 제거해 버렸습니다. 의사들, 집사들도 어디론가 보내지고 정리를 담당한 장교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권력 다툼
본격적으로 베리야는 자기편을 만들기 위한 공작으로 한때 소비에트 연방의 이인자였던 몰로토프의 아내 폴리나를 풀어줬습니다. 한편 흐루쇼프는 어디론가 향하고 그 역시나 몰로토프를 찾아왔지만 고장 난 엘리베이터에 욕실의 물은 나오지도 않았고 스탈린 정권 시절 이인자였던 몰로토프의 아파트는 너무 초라했습니다. 그가 살고 있는 간부용 아파트에는 대숙청이 끝나고 무사히 살아남은 가구는 단 2가구에 불과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흐루쇼프가 몰로토프를 설득하는 사이 베리야가 사형당했다던 그의 부인 폴리나를 거짓말처럼 데려오자 흐루쇼프는 당황스러워하고 베리야는 마치 이겼다는 듯이 웃었습니다. 스탈린의 장례식을 위한 비상위원회가 소집되고 베리야는 만장일치로 부의장으로 임명되며 장례식 책임자로 흐루쇼프가 임명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스탈린의 장례식을 준비했고 독소전쟁의 영웅 주코프 육군 원수도 장례식장에 나타나는데 베리야를 보자마자 모스크바 방위군을 NKVD로 대체한 이유를 따지고 들었지만 베리야는 자신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모스크바 봉쇄를 강행했습니다. 모스크바 시민들이 스탈린을 추모하러 장례식장에 찾아오고 이런 와중에도 간부들은 티격태격 하고 있었는데 이때 스탈린의 망나니 둘째 아들 바실리가 도착했습니다. 그는 알코올중독에 아버지의 위세를 믿고 온갖 패악질을 일삼았던 망나니였습니다. 심지어는 소련의 하키 국가대표팀을 비행기사고로 몰살시킨 책임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를 제압시키고 자리를 옮긴 베리야와 흐루쇼프는 언쟁을 벌이는데 베리야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고문과 강간을 일삼았고 스탈린도 인정한 변태성욕자였기에 흐루쇼프는 그의 죄를 말하며 비꼬았습니다. 베리야는 스탈린의 시신 옆에 떨어져 있던 피아니스트 유디나의 편지를 흐루쇼프에게 보여줬는데 알고 보니 유디나는 흐루쇼프의 조카를 가르쳤었고 그것을 빌미로 흐루쇼프에게 협박을 했습니다. 위협을 느낀 그는 베리야를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몰래 모스크바행 열차의 운행을 지시했습니다. 사람들은 열차에 몰리고 모스크바에 도착한 수많은 군중이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었고 수많은 인파에 NKVD는 당황하는데 그들을 뚫고 들어가는 군중들에게 총을 발사했습니다. 이 소동으로 수천 명의 군중이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흐루쇼프는 이 사건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평소 베리야를 눈에 가시처럼 여긴 주코프에게 제안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위원회 위원들이 모인 자리 흐루쇼프는 베리야를 압박하였고 궁지에 몰린 베리야는 여태까지 기록해 둔 노트를 꺼내 들어 그들의 약점을 폭로하며 모두를 협박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숲 속 그곳에 새벽부터 모인 몰로토프, 흐루쇼프, 카가노비치 3명의 위원들은 베리야를 죽이기로 합심하였습니다. 스탈린의 장례식이 시작되자 주코프의 부하들은 베리야를 잡을 준비를 하고 위원들이 모인 자리 흐루쇼프는 탁자 밑에 미리 설치한 버튼을 누르자 대기하고 있던 주코프와 부하들은 회의장에 난입해 베리야를 체포했습니다. 주코프의 군대는 신속하게 NKVD를 무장해제 시켰고 위원들과 군인들은 베리야를 창고로 끌고 갔으며 흐루쇼프는 말렌코프 위원장에게 베리야의 사형동의서에 사인을 받아냈습니다. 직후 스탈린의 행동대장이었던 베리야는 결국 창고에서 신속하게 총살을 당하게 되고 그의 시체는 불태워지면서 백만 명 이상이 살해된 공포의 대숙청시대가 저물어가게 되었습니다. 베리야의 죽음 이후 흐루쇼프는 권력을 잡게 되고 그의 뒤에 있는 남성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습니다.
감상평 : 끔찍했던 역사를 재미있게 풍자한 작품
소련을 피로 물들였던 스탈린의 죽음과 그 후의 이야기를 블랙코미디로 예상보다 밝고 가벼운 분위기로 연출하였고 워낙에 역사상으로도 그렇고 악명 높은 실존인물이었기 때문에 범죄드라마, 스릴러와 같이 긴장감과 스릴이 함께 할 줄 알았던 예상은 완전히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겉은 마냥 우습고 재미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듯 보이지만 권력을 향한 이들의 욕망은 서로를 견제하고 언제라도 물어뜯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며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지해 나갔습니다. 그러다가도 스탈린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들을 쓰며 애쓰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우습기 짝이 없었습니다.
자칫 굉장히 가벼울 수도 또는 어중간한 무거움으로 인해 영화의 몰입도를 해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작품은 굉장히 조화를 잘 이뤘고 관객의 감정을 쥐락펴락 하는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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